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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크리스마스. 카미바야시 하야토."
 
당신의 정신을 깨우는 건 익숙한 목소리입니다. 몸을 흔들어 깨우지 않아도, 당신은 쉽게 눈을 뜹니다.
 
언뜻 하야토의 눈앞으로 다가온 것의 어렴풋한 형체가 보입니다.
 
에밀리는 손에 무언가를 들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도 되는 걸까요.
 
그리고 그 순간.
 
철컥.
 
둔탁한 소리와 함께 그것의 형체가 선명해집니다.
 
검고 동그란 구멍. 손 안팎을 조금 벗어나는 형태감.
 
어두운 총신이 당신을 향해 있습니다.
 
카미바야시 하야토:어라... (눈만 굴려 총신을 한번, 당신을 한번 본다) 이건 뭐죠?
 
에밀리:...
 
카미바야시 하야토:
SAN Roll
기준치: 35/17/7
굴림: 99
판정결과: 대실패
.. ..
1
 
이게 무슨 상황이죠? 에밀리가 총을 가지고 있던가요?
 
아니, 적어도 그걸 대뜸 크리스마스 날이 되어서야 당신에게 들이댈 줄은 몰랐는데 말입니다.
 
시선을 굴리면, 저 멀리 시곗바늘이 자정이 조금 지났다는 걸 알려줍니다.
 
카미바야시 하야토:원한이 있으면 말로하지 그랬어요. (가벼운 말투, 표정은 웃고 있지 않다...)
 
에밀리:내가 언제 말로 하는 걸 본 적이 있었나. (표정이 보일 리 없다. 헬멧이니까. 보여도 놀랍잖을 것이다...)
 
카미바야시 하야토:그건... 그렇긴한데. (가볍게 어깨를 으쓱인다.) 진심이에요? 이거. (턱짓으로 총을 가리킨다.)
 
에밀리:(총구를 본다. 두꺼운 레이싱 장갑으로 총을 쥐고 있는 꼴이 영 어설픈 것 같기도.) 진심이다. 이유는 딱히 중요하지 않아. 내게 권총이 있고, 눈앞에는 네가 있을 뿐.
 
카미바야시 하야토:내가 총을 피할만큼 빠른지 이렇게 실험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요. ('스피드' 경쟁을 하고싶었던 거냐, 그런 뜻으로 가볍게 물었다.) 후회하지 않겠어요? 아마, 나는 그렇게 빠르지 않을텐데.
 
에밀리:물론 내게 총은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지. 나는 빠르니까. (질문의 의도와는 전혀 궤가 다른 답변이자, 누구보다도 에밀리다운 답변을 한다.) 너는 내가 악마라는 사실을 잊은 모양이군. 말하자면 나는 당장 네 머리를 터트릴 예정이다.
 
카미바야시 하야토:잊을리가 있겠나요? (웃음소리) 한번도 당신이 악마라는 사실은 한번도 잊은 적이 없는데요. (아까의 충격이, 저도 모르는 새 당신을 신뢰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일깨워줘 되려 놀랐다.)
당신이 이렇게 멍청한 악마인줄은 몰랐네요. 적어도... 제 주제는 파악할 줄 안다고 생각했는데.
뭘 망설이나요? 쏘세요.
 
에밀리:(헬멧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 서있다. 누구에게 배운 것인지 사격 폼이 엉성한 것 말고는 흐트러짐 없다.)
 
어느덧 시곗바늘이 자정을 지나, 두번째 표식을 향해 갈 때쯤 에밀리가 말합니다.
 
에밀리:그럼 좋은 시간 보내라. 카미바야시 하야토.
 
그 말과 함께 에밀리는 방아쇠를 당깁니다.
 
그 뒤의 기억은 산산이 흩뿌려지듯 부서집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카미바야시 하야토."
 
당신의 정신을 깨우는 건 익숙한 목소리입니다.
 
몸을 흔들어 깨우지 않아도, 당신은 쉽게 눈을 뜹니다.
 
언뜻 하야토의 눈앞으로 다가온 것의 어렴풋한 형체가 보입니다.
 
에밀리는 손에 무언가를 들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도 되는 걸까요.
 
그리고 그 순간.
 
철컥.
 
둔탁한 소리와 함께 그것의 형체가 선명해집니다.
 
검고 동그란 구멍. 손 안팎을 조금 벗어나는 형태감.
 
어두운 총신이 당신을 향해 있습니다.
 
익숙한 장면입니다. 방금 전까지도 이런 상황이지 않았나요?
 
또 다시 머리가 날아가는 고통을 느껴야만 한다는 건가요?
 
카미바야시 하야토:....아~
이었나? (멍청한 소리 한번)
 
꿈일까요?
 
카미바야시 하야토:
SAN Roll
기준치: 34/17/6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3
곤란하네...
(고개를 갸우뚱 거리다 기울어진 채로 멈춘다.) 에밀리, 우리 크리스마스 인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에밀리: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군. (엉성한 포즈 그대로다.)
 
하야토가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피면,
 
저 멀리에 있는 시계가 보입니다.
 
시계바늘은 자정을 지난 것 같습니다.
 
특이점이 있다면, 시간을 가리키는 모든 표식이 숫자가 아니라 NOW로 바뀌었다는 겁니다.
 
현재? 지금 이 순간? 추측하자면, 당신은 이곳에 갇힌 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시계 위에 적힌 NOW는 여섯 개 뿐입니다.
 
지금은 두번째 NOW에 있군요.
 
카미바야시 하야토:헤에... (눈을 가늘게 뜨고 시계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바로 한다.) 모르는 척 하는건지, 진짜 모르는건지.
잊어버리는 건 내 역할인데 말이죠. (이걸 말이라고) 방아쇠 당기기 전에 내 질문에 답해줄 생각은 있어요?
 
에밀리:(이걸 말이라고) 그렇다. 질문해라.
 
카미바야시 하야토:여긴 어디죠? 처음보는 곳 같은데... 아닌가?
 
에밀리:여긴 지하실이다. 정확히 어딘지는 비밀이고. 영화에서는 보통 이런 곳에서 사람을 처리하지.
 
카미바야시 하야토:아하, 그거 참 B급 영화 같네요. (진심으로 한 소리는 아니다.) 내가 움직이면 쏠건가요?
 
에밀리:아니. 네가 움직이든 말든 쏠 거다. (이쪽은 완전히 진심이다.) 더 할 말은 있나?
 
카미바야시 하야토:흠... (고민하는 듯 잠깐 뜸들이더니) 또 봐요.
 
어느덧 시곗바늘이 자정을 지나, 세번째 표식을 향해 갑니다.
 
에밀리:그래. 그럼 좋은 시간 보내라. 카미바야시 하야토.
 
그 말과 함께 에밀리는 방아쇠를 당깁니다.
 
그 뒤의 기억은 산산이 흩뿌려지듯 부서집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카미바야시 하야토."
 
당신의 정신을 깨우는 건 익숙한 목소리입니다.
 
몸을 흔들어 깨우지 않아도, 당신은 쉽게 눈을 뜹니다.
 
빠르게 고개를 들어 시간을 확인하면, 여전히 시곗바늘은 NOW를 가리킵니다.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는 걸까요.
 
카미바야시 하야토:
SAN Roll
기준치: 31/15/6
굴림: 25
판정결과: Regular
 
그러나 눈앞에 에밀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카미바야시 하야토:어라...
 
그 대신, 당신의 손에 들린 묵직한 감촉이 느껴집니다.
 
확인해보면, 휴대전화의 화면에 누군가의 이름이 떠 있습니다.
 
아, 그러고보니 전화를 통해서 연말 인사를 나누고 있었던가요.
 
카미바야시 하야토:(응...?그랬었나...? 그랬던거 같기도하고....)
(이름을 확인해 본다.)
 
'이치고':여보세요. 왜 말을 하다 말아?
 
카미바야시 하야토:어라, 이치고다. (멍청한 목소리로 동문서답한다.)
 
'이치고':그래서 오늘 누구랑 보내기로 했는데. 아직 대답 안 했어.
 
카미바야시 하야토:그러게요? (멍청한 대답의 연속)
왠지 누가 찾아올거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
 
'이치고':너... (목소리가 흐려진다.) 설마 집에 여자를 부른 건 아니겠지.
 
카미바야시 하야토:여자면 좋겠네요. (아하핫 웃는다. 이건 농담이 아닌듯...) 흠, 그러고 보니 지금 몇시죠?
 
'이치고':지금? (잠시 부스럭거리는 소리.) 아직 이브야. 11시 50분이네. 갑자기 시간은 왜 묻고 그래? 오락가락하는 사람처럼 굴고... (새삼스럽진 않을 테다.)
 
카미바야시 하야토:음... 그래요? 나한테 있는 시계가 이상한거 같아서요... (다시 자신에게 보이는 시계를 바라본다. 가만, 여기는 내 집이었던가? 아니면 아까의 지하실이었던가?)
 
이곳은 지하실이 아닌, 평소 이치고와 지내던 당신의 집입니다. 늘 그랬듯 평범한 구성입니다.
 
집 안은 다소 조용합니다. 총성도 들리지 않고, 익숙한 목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시곗바늘이 가리키는 게 숫자가 아니라 NOW라는 글자인 걸 제외하면 말이죠.
 
카미바야시 하야토:(이것저것 확인하듯이 거실을 배회하다가 베란다를 내다본다.) 이치고 어디에요?
 
'이치고':여행이라고 했잖아! 몇 번 말해야 알아들을 거야? (출발 전부터 약 세 번은 말했다는 듯이.)
아무튼. 여자는 부르면 안 돼. (당부한다.) 나는 26일 오후나 돼야 도착할 것 같으니까.
 
카미바야시 하야토:아~ 그랬나? 네네, 알겠어요. (건성으로 대답한다.) 살아서 돌아와요.
 
'이치고':재수 없는 소리... (고개를 젓는 것 같다.) 그럼, 메리 크리스마스. (이내 전화가 끊긴다.)
 
카미바야시 하야토:메리크리스마스. (뒤늦게 성당에 갈걸 그랬나, 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미 지난 일이니 앞으로를 생각해보기로 한다.) 이제 어쩐담... (무기라도 챙겨둘까?)
 
당신은 정각 이전에 에밀리가 이곳으로 올 것만 같은 직감이 듭니다.
 
그가 오기 전에 도망쳐야 할까요?
 
이제는 시곗바늘이 세번째 NOW를 가리킵니다. 절반이 왔군요.
 
시계의 모든 현재들이 지나고 나면 또 다른 변화가 생기는 것일까요. 알 수 없습니다.
 
카미바야시 하야토:크리스마스에 왜 여성분이 아니라 에밀리랑 이러고 있어야하는 건지... (진심일까?)
 
진심이구나...
 
카미바야시 하야토:(일단 이 장소에서 벗어나기로 한다. 해볼 수 있는건 다 해봐야지.)
 
여기에서 가만히 있으면 에밀리가 언제 다시 나타날지 모릅니다.
 
당신은 신발을 신고, 현관문 앞에 섭니다.
 
문을 연 순간, 언뜻 하야토의 눈앞으로 다가온 어렴풋한 형체가 보입니다.
 
에밀리. 그리고 그는 손에 무언가를 들고 있습니다.
 
카미바야시 하야토:앗...
 
철컥.
 
둔탁한 소리와 함께 그것의 형체가 선명해집니다.
 
검고 동그란 구멍. 손 안팎을 조금 벗어나는 형태감.
 
어두운 총신이 당신을 향해 있습니다.
 
카미바야시 하야토:안녕? 또 보네요.
 
익숙한 장면입니다. 제기랄.
 
에밀리:무슨 소릴 하는지 모르겠다만. 그럼...
좋은 시간 보내라. 카미바야시 하야토.
 
그 말과 함께 에밀리는 방아쇠를 당깁니다.
 
그 뒤의 기억은 산산이 흩뿌려지듯 부서집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당신의 정신을 깨우는 건 낯선 목소리입니다. 몸을 흔들어 깨우지 않아도, 당신은 쉽게 눈을 뜹니다.
 
빠르게 고개를 들어 시간을 확인하면, 여전히 시곗바늘은 NOW를 가리킵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은 계속해서 머리가 지끈거리는 아픔을 느낍니다.
 
카미바야시 하야토:
SAN Roll
기준치: 31/15/6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지끈거리는 머리에 미간을 찌푸린다. 하지만 정신은 어느때보다도 선명하다...)
 
여전히 집 안이고, 눈앞에 에밀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눈앞에 있는 TV가 연말 방송을 송출하면서 많은 사람을 인터뷰하고 있을 뿐입니다.
 
방송 화면에 나오는 시간은 24일 23시 10분.
 
크리스마스가 되기까지는 조금 남은 시간입니다.
 
그때, 당신의 휴대폰으로 전화가 걸려 옵니다. 발신인 표시 제한입니다.
 
카미바야시 하야토:어째 점점 크리스마스랑 멀어지네요. ...음?
(전화를 받는다.)
 
당신이 전화를 받자, 에밀리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에밀리:크리스마스 케익. 뭐가 좋지. 신속하게 답하라.
 
카미바야시 하야토:에?
 
에밀리의 목소리는 평소와 다르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엄청나게 태연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몇십분 후면 권총을 들고 당신을 죽이려고 한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말이죠.
 
카미바야시 하야토:권총이 아니라요?
 
에밀리:무슨 소릴 하는 거지. 나는 질문에 신속하게 답하라고 했다.
 
카미바야시 하야토:어... 그럼 딸기케이크요?
 
에밀리:알겠다. (전화가 끊긴다. 공중전화에서 걸었던 것 같아보인다.)
 
카미바야시 하야토:뭘까.... (이미 끊긴 전화를 바라본다...)
케이크 안에 총을 숨겨놓는 작전인걸까.... (아무도 못듣는 혼잣말을 하며 이번에도 집안에서 뭔가 달라진건 없는지 한바탕 둘러본다.)
 
집안은 여전합니다. 다만 시계가 여전히 NOW를 가리킬 뿐입니다.
 
카미바야시 하야토:....음. (팔짱을 낀 채 텅빈 집안을 바라보다가 민첩하게 미리 나가 보기로 한다.)
 
여기에서 가만히 있으면 에밀리가 언제 다시 나타날지 모릅니다.
 
당신은 신발을 신고, 현관문 바깥으로 나갑니다.
 
바깥으로 나오면,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될지도 모른다는 예보는 사실이 되었군요.
 
우산을 쓰지 않고 나오자 당신의 살갗 위로 차가운 결정이 떨어집니다.
 
당신은 거리를 나와 계속해서 걷습니다.
 
홀로 연말을 보내는 건 싫지만, 에밀리가 자신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죠.
 
그에게서 도망쳐야 합니다.
 
이유조차 제대로 짐작할 수 없는 막연한 공포에 기분이 불쾌합니다.
 
왜 하필 연말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요?
 
카미바야시 하야토:(연말이라는 연결고리 외엔 이번 일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불쾌한 다른 사건이 연쇄적으로 떠올라 표정이 없어진다.)
 
하늘도 야속하죠. 그때, 당신의 휴대폰으로 전화가 걸려 옵니다. ...발신인 표시 제한입니다.
 
카미바야시 하야토:이번엔 또 누구려나...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에밀리입니다.
 
에밀리:집에 없군.
케이크를 구했는데 말이지.
 
카미바야시 하야토:그거 진짜 사오는거였어요?
 
에밀리:그렇다.
왜냐하면 너는 혼자이기 때문이다.
너는 다른 인간과 크리스마스를 보낼 생각인가 보군.
 
카미바야시 하야토:에밀리가 나를 신경 써준다니 감동인데요. (영혼없다.)
 
에밀리:혼자가 아닐 거라고는 예상하지 않았다.
뭐...... 그렇다면.
좋은 시간 보내라. 카미바야시 하야토.
 
그 말과 함께 휴대전화 너머에서 총성이 들립니다.
 
그 뒤의 기억은 산산이 흩뿌려지듯 부서집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당신의 정신을 깨우는 건 낯선 목소리입니다.
 
몸을 흔들어 깨우지 않아도, 당신은 쉽게 눈을 뜹니다.
 
빠르게 고개를 들어 집 안의 시계를 확인하면, 여전히 시곗바늘은 NOW를 가리킵니다.
 
반복되는 죽음에 이제는 넌더리가 날 지경입니다.
 
카미바야시 하야토:
SAN Roll
기준치: 31/15/6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1
....아~ (조금 짜증이 섞인 탄식)
 
눈앞에 에밀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TV를 보다가 잠들었던 건지, 화면에서는 크리스마스 기념 영화가 상영되고 있습니다.
 
화면 우측 상단에 나오는 시간은 24일 22시 10분.
 
크리스마스가 되기까지는 조금 남은 시간입니다.
 
그는 다시 당신을 죽이러 올 것이 뻔합니다. 당신의 집 안으로 들어와 검은 총구를 들이대겠죠.
 
……그가 오기 전에 도망쳐야 할까요?
 
카미바야시 하야토:(도망치는게 의미가 있기는 한가?)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나을 겁니다. 아마도...
 
카미바야시 하야토:(생각에 잠긴듯 미간을 꾹 누른다...) 일단...
(공안에 가볼까?)
 
공안에 가봅시다.
 
여기에서 가만히 있으면 에밀리가 언제 다시 나타날지 모르니까요.
 
당신은 신발을 신고, 현관문 바깥으로 나갑니다.
 
공안으로 향하는 길, 크리스마스의 거리입니다.
 
구세군의 종소리가 울리고,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낸 오브젝트 여러개를 선물로 사고팔며, 그들의 머리 위로는 조명 하나하나가 길을 밝히고 있습니다.
 
잠시 가게에 들러 선물을 하나쯤 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 말이죠.
 
카미바야시 하야토:흠... (새신발 살까? 물론 지금 신고 있는 신발도 일주일이 안됐다.)
 
사자사자
 
카미바야시 하야토:(크리스마스 에디션 에어x던을 사자~)
 
10만엔 긁어버리자~~
 
카미바야시 하야토:(월급날까지 열흘이나 남았지만 생활비를 털어서 장만한다.)
 
하야토에게 NEW 크리스마스 에디션 에어x던이 생겼습니다.
 
일시불로 10만엔이 사라졌네요.
 
카미바야시 하야토:(10만엔을 썼다는 사실은 잊어버리도록 한다.)(야)
아, 이럴 때가 아니지. 얼른 공안에...
 
공안으로 가는 길 주변을 둘러보면, 모두가 서로를 위하는 듯 고개를 기울이고 미소를 짓습니다.
 
크리스마스의 악몽과 같은 위협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디에도. 눈이 내리고, 당신의 어깨와 발치가 하얗게 젖어듭니다.
 
잠시 눈을 감으면, 그렇게 다시......
 
"메리 크리스마스. 카미바야시 하야토."
 
카미바야시 하야토:...아?
 
당신의 정신을 깨우는 건 익숙한 목소리입니다.
 
몸을 흔들어 깨우지 않아도, 당신은 쉽게 눈을 뜹니다.
 
언뜻 하야토의 눈앞으로 다가온 것의 어렴풋한 형체가 보입니다.
 
에밀리입니다.
 
카미바야시 하야토:
SAN Roll
기준치: 30/15/6
굴림: 22
판정결과: Regular
 
에밀리는 당신의 집 소파에 얌전히 앉아있습니다.
 
식탁에는 딸기 케이크가 놓여있고요.
 
카미바야시 하야토:음... ...
이게 무슨 상황일까?
 
에밀리:케이크를 사왔다. 너는 테라노 이치고 없이 혼자 있을 테니까.
말하자면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낸다는 뜻이지.
 
카미바야시 하야토:.... ....
?
으음... 그것 참... (아까 본인을 죽인 상대랑 함께 지내야한다는 불쾌감보다 여성분이 아닌 에밀리랑 크리스마스를 보낸다는 사실이 더 떨떠름 하다고 생각중이다.)
이러다가 총 쏘려는건 아니고요?
 
에밀리:... (까만 실드 안에 든 것이 상대를 가만히 응시한다.)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군.
곧 크리스마스라는 것을 모르는 건 아니겠지.
 
카미바야시 하야토:아... 그러고보니 지금 몇시죠?
 
에밀리:지금은 11시 50분이다.
 
시계는 마지막, 여섯 번째 NOW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카미바야시 하야토:에....
(...그러고보니 내 에어x던은? 한밤의 백일몽이었나?)
(주머니에 들어갈만한 크기가 아닌데 괜히 주머니도 뒤져본다...)
 
결제내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찍혀있지 않지만요...
 
에밀리:뭘 하는 거지?
 
카미바야시 하야토:아.... .....
있어야 되는 소중한게 없네요.....
 
에밀리:그보다 내가 케이크도 사 왔다만.
왜 나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어서 기쁘다는 말은. 하지 않는 거지? (똑바로 본다.)
 
카미바야시 하야토:우리가 그럴 사인가요? (떨떠름하다가) 아까 비슷한 말을 했던거 같기도 한데... ...
내가 딸기케이크를 원한다는건 어떻게 알았나요?
 
에밀리:어떻게 알기 이전에. 진열대에 있는 케이크가 전부 딸기 케이크였다. 나에게 선택지는 없었지.
그럴 사이라면. 버디는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내면 안 된다는 말인가?
 
카미바야시 하야토:전부 딸기 케이크 였다고요? (이상하긴 하지만 그렇게 구하기 어려운 케이크도 아니니 의심은 잠시 넣어둔다. 그보다 더 신경쓰이는 뒷말이 있으니) 뭐... 그건 아니긴 하죠. 보통 버디끼리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보통은요.
(자신에게 총구를 겨눈 에밀리의 모습이 쉬이 잊혀지지 않는다. 아직 순야타를 부르지 않았기 때문일까? ... ) 그런데 우리가 평소에도 이렇게 따로 시간을 보내던 사이는 아니었던거 같아서.
무슨 바람이라도 부셨나?
 
에밀리:... (그렇잖아도 자신은 그의 버디인 동시에 가장 탐탁찮은 대상. 하여 평소의 하야토라는 감상이다. 까만 실드는 여전히 감정 없이 하야토의 의심 가득한 민낯을 비추고 있을 뿐.) 크리스마스. 이 개념을 배운지 얼마 되지 않았다. (손으로 제 심장께를 툭툭 두드린다.) 에밀리아노의 나라에서는 이 날을 홀로 보내지 않는다더군.
하지만 네가 혼자 있게 되었다는 걸 테라노 이치고가 알려줬거든. 무슨 바람이 분 게 아니다. 너를 만나러 온 것일 뿐.
 
카미바야시 하야토:그래요? (하하, 영혼 없는 웃음소리를 흘린다.) 내 '보호자'로 온거군요. (농담이라는 듯이 실 없는 목소리다. 머리 카락 사이로 보이는 회색 눈동자가 당신을 흘겨본다.) 그런데 왜 내 기억 속의 당신은 날 죽이려고 한걸까요?
 
에밀리:... ...나는 '보호자'가 무슨 의미인지 모른다. (잠시 보인 침묵은 의미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시간인 듯했다.) 네 기억이 어떻든 역시 나는 모르는 일이다. (다시 침묵이다. 사이 소파에서 일어나 한 걸음 다가간다.) 너는 나와 함께 있고 싶지 않은 건가?
다음 해가 되면. 나와 버디를 하지 않을 건가?
 
카미바야시 하야토:(물러서지도 않고, 그렇다고 다가서지도 않고 그냥 당신이 한걸음 움직이는 걸 바라만 본다. 피할 생각도 없고, 피하고싶지도 않다. 첫 격발의 충격을 다시금 되새긴다.) 그건 내가 묻고싶은 말이었는데 말이죠... (말꼬리를 늘이며 느지막히 묻는다.) 당신은 어떤데요? 나를 꽤 탐탁치 않게 여겼던거 같은데. 공안이 시켜서 한다는 대답말고요. (이런건 원래 여자한테만 묻는 말인데. 따위의 생각이 스쳐지나간다.)
 
에밀리:공안이 시켜서 한 것은 사실이다. 네가 나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 하는 게 여전히 불만인 것 또한 사실이고. (상대를 비뚜름 내려다 본다.) 다만 내 속도를 통제할 수 없다면 네가 계약한 악마의 힘을 빌리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지. 인간은. 거기까지 밖에는 생각하지 못 하니까. (말투가 묘하게 무언가를 억누르려 하는 것만 같다. 탄 내가 나는 쪽의 팔이 잘게 떨리는가 하더니.) 나는 네가 내 버디인 것이 나쁘지 않다.
 
철컥.
 
이내 어두운 총신이 당신을 향해 있습니다.
 
에밀리:그래도 지금 내게 권총이 있고, 눈앞에는 네가 있군
 
카미바야시 하야토:(지겹도록 익숙한 상황이다. 다시금 눈만 굴려 총을 한번, 당신을 한번 본다.) ...하하, (숨소리와 함께 웃음 소리가 빠져나가더니 이내 긴 웃음 소리가 된다.) 하하하. 뭐야. (웃느라 고개가 숙여진다.) 그런거였어요? (한참을 웃더니 곧 숨을 고르고는 당신을 바라본다.) 뭐... 나도 당신이 썩 마음에 들진 않아요. 그야 당신은 악마고, 여자도 아니잖아요? 성격은 오만한데다 번번히 나를 무시하고, 사사건건 태클 거는데 안 맞기까지. (총든 사람앞에서 줄줄 악담을 늘어 놓는다.)
근데... 음, 아까 깨달았어요. 나는 내 생각보다 더 당신이 마음에 들었나봐요. (애초에 악마라는 족속은 믿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런데도 이런 기분이 든다는건... 당신에게 의지하고 있었음을 시인하는 셈이다.) 이제 버디가 바뀌는건 싫네요.
 
에밀리:(상대의 머리에 총탄을 몇 번씩이고 격발한 악마 치고는 여전히 트리거를 쥔 손가락이 엉터리고, 자세 역시 엉성하다. 다만 머릿속에는 반드시 이 총을 쏴야만 한다는 생각 뿐이다. 실드는 평온하게 상대를 내려다보고 있지만, 총을 쥔 왼팔의 근육이 움틀거린다.) 나는 너를 죽여야만 한다. 당장 그래야만 한다는 것 말고는 다른 생각이 들지 않으니까. (목소리는 평온하다. 다만 꼭 공안이 자신을 그의 버디로 붙인 이유가 무엇 때문이었는지 생각하라는 양, 즉시 격발하기를 망설인다.)
나쁘지 않아. 네가 내 버디인 건. (장갑의 끄트머리가 트리거에 느릿하게 닿는다.)
 
카미바야시 하야토:다행이네요. 나는 네가 나를 싫어하는 줄 알았거든요. (점점 다가오는 트리거를 흘겨보다 당신에게로 시선을 옮긴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수 없는 헬멧의 너머를 바라본다. 괜한 자존심을 내세우며 굳이 돌려말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좋아요. 네가 내 버디인게. (가벼운 웃음이 흘러나온다.) 내년에도 함께하면 좋겠어요. 가능하다면?
 
에밀리:... ... ... ... 그래.
(미끄러지듯 트리거가 당겨진다.)
 
탕.
 
완전한 밤이 찾아옵니다.
 
크리스마스의 선물도, 축복도, 사랑도 없이.
 
오직 당신만이.
 
END.
 
하야토 로스트, 에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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